소나무는 어디에 쓰이는 걸까. 아주 많은 곳에 쓰인다. 한방에서 잎은 각기병. 소화불량 그리고 강장제. 꽃은 이질에, 송진은 고약의 원료에 쓰이기도 한다. 일단 식용을 얘기하자면 꽃가루는 송홧가루로 불리는데 우리가 즐겨먹는 차나 다식으로 만들어졌고 송나라 고려산 송화를 으뜸으로 쳤다고 한다. 예전 조선의 동의보감에서도 송홧가루는 약재로 기록되었다. 송화를 모으고 불순물을 거르는 과정에서 수고로운 일들이 많은데 물에 탄 후 바가지에 담고 겉에 송화가 붙게 하여 그 바가지를 깨끗한 물에 씻어 불순물을 걸러내는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한다. 솔방울은 기름을 많이 머금는 특성이 있어서 불을 붙이는 연료로 많이 사용되었다. 속껍질은 백피라고 불리는데 생식을 하거나 또는 송기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솔잎은 갈아서 죽을 만든 뒤 보릿고개를 버티는 데 사용됐다. 초근목피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아주 유명한 식재료지만 이것은 오로지 비상식량이기에 요즘 시대에 굶을 일이 없는 현대 사람들에게는 먹을 만한 것이 아니다. 이것을 먹을 경우 변비나 치열에 걸릴 확률도 높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나무 목재는 질이 좋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는데 기둥이나 대들보, 또는 건축, 조선용으로 사용되었다. 특히나 경북 북부 춘향목과 강원 태백산맥에서 나오는 중곰솔은 재질이 아주 우수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국가차원에서 좋은 소나무 목재를 보호하려고 송금 비를 세워 법령을 내리기도 하고 소나무에 벌목을 금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 소나무 같은 경우 연교차가 30도에 다다르는 한반도 기후적 특성상 흑단나무와 견주 될 만큼 목재가 튼튼하고 치밀하고 습기를 먹어도 잘 휘어지지 않는다. 그로 인해 금강송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무대 장치로 이따금 사용되는 미국산 소나무(미송)와 비교하면 쉽게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미국 소나무는 톱질을 몇 번만 하여도 결에 따라 박살이 나버리고 습한 곳에 몇 시간 동안 둬버리면 심하게 뒤틀려 열 압력 처리를 해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그에 반해 금강 송은 웬만한 베테랑이 아닌 이상 아무 공구나 사용해서는 자르기도 힘들고, 습기에 강해 잘 휘어지지도 않는다. 허나 이런 게 꼭 장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나치게 단단한 이유로 수작업으로는 손질에 한계가 있고 가격이 쎄다는 단점이 있다. 미송을 사용하면 다섯 세트는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금강 송을 사용하면 같은 돈으로 한 세트의 구조조차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또 소나무는 송진 때문에 불이 잘 타고 향도 좋은 편이다. 문제가 있다면 불똥이 팍팍 튀기고 기름기가 타면서 검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에 고기를 직화로 구울 때 고기가 검게 되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허나 조선이 소나무 벌목을 법령으로 금지한 이유로 웬만하면 땔감으로 무리하여 쓸 일은 없었다고 한다. 질이 좋은 숯은 소나무보단 참나무 또는 물감나무가 더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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